OpenAI도 전담을 선택했다: 작은 팀의 선택과 포기
OpenAI가 ChatGPT에 패밀리 전담 PM을 따로 뽑는다. 수백 명 PM을 가진 조직도 명시적 베팅을 해야 이긴다면, 다섯 명짜리 팀이 배울 건 전략의 방향이 아니라 선택의 태도다.
OpenAI도 집중하지 않으면 놓친다
ChatGPT를 만드는 회사가 패밀리 전담 PM 한 자리를 새로 뽑는다. 공고 문구는 간단하다. "가족, 돌봄제공자, 고령층을 위한 경험을 구축할 프로덕트 매니저." 수백 명의 PM을 이미 보유한 조직이 굳이 이 세그먼트만 보는 자리를 따로 낸다는 게, 처음엔 별로 중요해 보이지 않는다.
그런데 시각을 뒤집으면 달라진다. 자원이 넘치는 회사도 전담 없이는 특정 시장을 제대로 못 챙긴다고 판단한 것이다. 모두가 조금씩 신경 쓰는 건, 아무도 책임지지 않는 것과 같다. 이 단순한 사실이 작은 팀이 매일 부딪히는 문제와 정확히 같은 구조다. 단, 이 글의 핵심은 "우리도 패밀리 제품을 만들자"가 아니다. OpenAI가 그 선택을 어떻게 했는지가 진짜 배울 점이다. 그리고 그 방식을 그대로 쓰려 했다가 오히려 망한 작은 팀 사례도 있다 — 아래에서 다룬다.
"전담" 한 글자가 전략이다
채용공고에서 핵심 단어는 "dedicated"다. 패밀리 기능을 기존 팀이 틈틈이 챙기는 게 아니라, 한 사람이 온전히 이 세그먼트만 본다는 선언이다.
전담 PM이 생기면 실질적으로 무엇이 바뀌나. 의사결정 속도다. "이 기능이 60대 사용자에게도 작동하는가"를 다른 팀에 문의하고 기다릴 필요가 없어진다. 우선순위 다툼에서 이 세그먼트가 밀리지 않는다. 피드백 루프가 짧아진다. 이 세 가지가 결국 제품 품질의 차이를 만든다.
OpenAI가 지금 이 타이밍에 이 베팅을 한 배경도 있다. 코리아AI아카데미 대구점처럼 AI 교육이 지역 오프라인 채널로까지 확산되면서, ChatGPT를 처음 접하는 사용자 층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 10대나 개발자가 아니라 50~70대 부모 세대가 AI 신규 사용자로 대거 진입하는 중이다. OpenAI 입장에서 이 흐름을 제도적으로 잡지 않으면, 진입 경험이 나빠서 이탈하고 경쟁사가 그 자리를 채운다. 전담 PM은 그걸 막는 구조적 결정이다.
작은 팀이 정확히 반대로 하는 이유
소규모 팀은 보통 전담 없이 여러 것을 동시에 굴린다. 당연하다. 사람이 없으니까. 문제는 이 구조가 고착되면서, 의식적으로 선택하는 게 아니라 관성으로 유지하게 된다는 데 있다.
우리 팀이 딱 그렇다. 현재 14개 이상의 봇과 사이트를 운영 중이다. diet, funeral, pet, lotto, money, insurance, blog, 그리고 kpopdex·vtuberprofile·blindboxdex까지. 이 각각이 크롤러, 생성 파이프라인, 검수 루프, cron 스케줄을 따로 들고 있다. "이번 분기는 이걸 집중해서 키운다"고 명시한 적이 없다. 결과는 뻔하다. 모두가 유지 모드다. 뭔가 터지면 고치고, 잘 돌아가면 건드리지 않는다. 겉으론 안정적으로 보이지만, 트래픽이 오르는 봇이 있어도 그걸 더 키울 여력이 없다. 나머지 13개도 유지하고 있으니까.
여기서 흔히 하는 실수가 있다. "그러면 팀원을 늘리면 되잖아"라는 결론. 하지만 OpenAI는 수천 명이 일하면서도 이 문제를 사람을 늘려서 해결했을까. 아니다. 따로 뽑은 거다. 팀 규모와 집중 문제는 별개다.
유지 비용을 계산하면 선택이 보인다
직접 해보니 알겠는데, 유지 비용을 항상 과소평가한다. 처음엔 "한 번 만들면 알아서 돌아가겠지"라고 생각했다. 실제로는 모델 업데이트에 프롬프트가 튀거나, DB timeout 이슈가 조용히 터지거나, AdSense 정책이 바뀌거나, cron이 permission denied로 죽거나 — 뭔가 항상 생긴다.
하나의 봇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는 데 주당 평균 2시간을 쓴다고 가정하자. 보수적인 수치다. 14개면 주당 28시간이다. 실제 근무 시간의 70%가 유지에 간다. 나머지 30%로 새 기능을 만들거나, 콘텐츠 품질을 올리거나, 새 아이디어를 실험한다. 이게 현실이다.
트레이드오프는 명확하다. 봇 하나를 유지 모드에서 성장 모드로 전환하면 주당 2시간이 아니라 58시간이 들어간다. 14개를 다 성장 모드로 돌리는 건 불가능하다. 그러면 12개를 성장 모드로 올릴 때, 나머지를 유지 비용 거의 0인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그 작업을 의도적으로 하지 않으면, 성장 모드로 올린 봇의 에너지도 결국 유지 비용에 잠식된다.
우리 팀이라면 세 레인으로 나눈다
지금 운영 중인 사이트를 "집중 성장", "자동화 유지", "cron 빈도 축소 또는 중단 검토" 세 레인으로 나눈다면 어떻게 될까.
집중 성장 레인의 기준은 세 가지다. 최근 30일 트래픽이 오름세인가. AdSense 수익이 나오고 있거나 단기에 날 구조인가. 콘텐츠 품질이 올라갈수록 명확히 더 잘 되는 구조인가. 이 기준으로 보면 blog처럼 텍스트 품질이 노출과 수익에 직결되는 봇, 혹은 실검색 볼륨이 있는 위키형 사이트가 후보다. 최대 2~3개를 넘기지 않는다. 더 넣으면 집중이 아니다.
자동화 유지 레인은 cron은 돌되 추가 개발 없이 그냥 놔두는 것이다. 이 레인의 봇들은 일주일에 건드릴 일이 없어야 한다. 만약 자주 손이 가면, 집중 성장 레인으로 올리거나 구조를 단순하게 고쳐야 한다.
"cron 빈도 축소 검토" 레인은 솔직히 말하면 트래픽도 없고 수익화 경로도 불분명한 사이트다. 접는다는 게 아니다. 일단 cron을 주 1회로 줄이고 30일 후에 트래픽이 실제로 빠졌는지 확인한다. 빠지지 않았다면 그대로 두면 되고, 빠졌다면 그 트래픽은 어차피 무의미했다는 뜻이다. 가역적 실험이다.
지금 바로 쓸 수 있는 분류 기준
구체적인 실행 방법이다. 전략 문서 없이 30분이면 된다.
지금 운영 중인 모든 봇과 사이트 이름을 나열한다. 각 항목 옆에 세 가지만 적는다. 최근 30일 트래픽 방향(오름·횡보·내림), 주당 유지 소요 시간 추정치, 한 줄로 쓴 성장 가설. 세 번째가 핵심이다. "이 사이트를 지금보다 잘 키우면 왜 잘 될 것 같은가"를 한 문장으로 못 쓰면, 그건 베팅이 아니라 관성이다.
이 목록을 보고 집중 성장 레인에 딱 2개를 고른다. 나머지는 자동화 유지나 빈도 축소로 내린다. 30일 뒤에 다시 본다. 빠진 트래픽이 있으면 되살리면 되고, 없으면 그 자원을 집중 성장 레인에 쏟는다.
OpenAI의 패밀리 PM 채용을 AI 시장 확장 뉴스로 읽는 건 쉽다. 작은 팀한테 더 유용한 독해는 이쪽이다. 자원이 얼마든, 명시적으로 선택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제대로 안 된다. 그 선언을 지금 우리가 먼저 하면 된다.
최근 본 글
* 위 링크는 인프런 affiliate 활동의 일환이며,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
* 위 추천 링크는 쿠팡파트너스 활동의 일환이며, 일정액의 수수료를 제공받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