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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VC 없이 4천억 — 결제 팀이 읽어야 할 이유

펀드 없이 앤스로픽·스페이스X에 $400M을 집행한 Sabertooth VC의 구조를 결제·정산·자동화 현장의 시각으로 해석하고, 우리 팀이 당장 꺼낼 수 있는 자동화 전략을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전통 VC를 우회한 $400M — 이 구조가 결제·정산 팀에 말을 거는 이유

TechCrunch가 보도한 Sabertooth VC 저스틴 어니스트의 이야기는 얼핏 벤처 투자계의 이색 성공담처럼 들린다. 공식 펀드를 결성하는 데 통상 1년 이상을 쓰는 대신, 그는 이미 신뢰 관계가 형성된 'Captive LP 네트워크'를 활용해 앤스로픽(Anthropic), 안두릴(Anduril), 스페이스X 같은 딜에 약 $400M(약 5,500억 원)을 집행했다.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투자 규모가 아니다. 중간 레이어를 걷어내고 속도와 비용을 동시에 확보한 구조 설계 — 결제·정산·자동화를 직업으로 삼는 HEDVION 팀이 매일 씨름하는 문제와 정확히 같은 형태다.

전통 VC 펀드는 LP → GP(펀드매니저) → 포트폴리오라는 3단 구조로 작동한다. 각 레이어는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지만, 동시에 수수료와 시간 지연을 켜켜이 쌓는다. 어니스트가 선택한 방식은 딜마다 SPV(특수목적법인)를 조성해 LP들이 특정 회사에 직접 투자하게 했다. 중간 레이어를 제거하자 펀드 결성 대기 시간이 사라졌고, 좋은 딜의 창이 열렸을 때 즉시 집행할 수 있었다. 이 원리는 우리 도메인에서 직불·즉시 정산이 배치 정산 대비 가져가는 이점과 구조적으로 같다.

숫자로 보는 트레이드오프: 수수료 절감 vs. 운영 복잡도 폭증

이 구조가 LP들에게 얼마나 유리한지 수치로 보면 명확하다. 전통적인 '2/20' 펀드 구조(연 2% 운용보수 + 수익의 20% 성과보수)로 $400M을 10년 운용했다면, 운용보수만 $80M(약 1,100억 원)이 GP에게 귀속된다. 여기에 앤스로픽 같은 포지션에서 수십 배 수익이 났을 때 20% 캐리까지 더해지면 LP들이 실제 손에 쥐는 금액은 크게 줄어든다. Sabertooth의 SPV 직접 투자 방식은 이 비용 구조 자체를 비껴간다.

그러나 세상에 공짜 점심은 없다. 수수료를 아끼는 대신 백오피스 복잡도를 운용자 본인이 떠안아야 한다. 딜마다 별도 법인 설립, LP별 캡테이블 관리, 투자 내역 추적, 세금 문서(미국 K-1) 처리, 분배 계산, 분기별 성과 리포팅 — 전통 펀드는 이 업무 전체를 운용 보수로 외주화한다. 어니스트의 구조는 이 복잡도를 내부화하되, 자동화로 커버하지 않으면 규모 확장이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조건이 붙는다. Carta, Assure, AngelList Venture 같은 캡테이블·SPV 자동화 플랫폼이 수천억~수조 원대 밸류에이션을 받는 이유가 정확히 이 지점에 있다.

결제·정산 인프라와 구조적으로 동일한 문제

이쯤 되면 HEDVION 팀에게 이 이야기가 왜 낯익게 들리는지 보일 것이다. 국내 B2B 결제·정산 구조를 해부하면 비슷한 패턴이 나온다. '매출 발생 → 플랫폼 집계 → 정산 예비 → 배치 전송 → 은행 처리 → 수취'의 각 단계마다 수수료와 T+N 지연이 쌓인다. 정산 자동화가 결국 '중간 레이어를 어떻게 줄이느냐'의 싸움인 것처럼, Sabertooth의 구조도 정확히 같은 문제를 벤처 투자 도메인에서 풀어낸 것이다.

특히 주목해야 할 것은 대사(Reconciliation) 문제다. 수십 개 SPV, 수백 명 LP, 딜마다 다른 수익 구조 — 이걸 수동으로 추적하는 것은 결제 건수가 수천 개 늘었을 때 엑셀로 대사를 맞추려는 것과 같다. 한계점에 도달하기 전에 결정론적 파이프라인(입력 → 처리 규칙 → 출력이 항상 동일한 구조)을 갖추는 것이 성패를 가른다. 우리 팀이 정산 엔진을 처음 설계하며 배운 가장 뼈아픈 교훈이 이 구조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예외 케이스를 '나중에 처리하겠다'고 미루는 순간, 그 예외가 시스템 전체의 신뢰성을 잠식한다.

앤스로픽이 포트폴리오에 있다는 것의 의미 — AI 개발자 전망

기사에서 두 번째로 짚어야 할 포인트는 앤스로픽이 투자 목록에 포함됐다는 사실 자체다. Sabertooth 같은 비정통 채널까지 경쟁적으로 움직일 만큼 앤스로픽 딜 접근이 어려웠다는 뜻이고, 그만큼 프런티어 AI 기업에 민간 자본이 집중되고 있다는 강한 신호다. 2025~2026년 기준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는 초기 투자자 대비 수십 배 이상 성장했으며, 이 자본 흐름은 AI 개발자 시장으로 직결된다.

미국 시장 기준 AI/ML 엔지니어 중간 연봉은 이미 $200K~$350K 구간이고, 앤스로픽·오픈AI 같은 프런티어 랩은 RSU 포함 패키지 $500K~$1M 이상을 제시하는 사례가 공공연하다. 자본이 계속 유입되는 한 AI 개발자 전망은 중단기적으로 강세다 — 단, '프런티어 모델을 직접 개발하는' 포지션에 한해서다. 역설적이지만, Sabertooth가 앤스로픽에 돈을 넣을수록 HEDVION 같은 소규모 팀에는 유리한 환경이 만들어진다. 그 자본이 더 좋은 API와 더 저렴한 추론 비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소규모 팀의 현실적 전략은 AI 인재를 직접 채용·유지하는 대신, 외부 AI API를 레버리지하는 프로덕트 엔지니어를 내부에 키우는 것이다. 채용 경쟁의 판을 바꿔야 한다.

HEDVION이라면 이 구조를 어떻게 자동화했을까

어니스트 방식의 백오피스를 우리 팀 시각으로 해체하면 세 가지 자동화 레이어로 나뉜다. 첫째, 온보딩 파이프라인이다. 딜마다 새 LP가 합류하며 KYC/AML 검증, 서명 수집, 계좌 등록이 반복된다. HEDVION의 고객 온보딩 자동화와 구조가 동일하다. 문서 수집 → 검증 API 연동 → 계좌 매핑 → 상태 추적을 파이프라인화하면, 딜 한 건당 운영 시간을 수 시간에서 수십 분으로 단축할 수 있다. 핵심은 예외 상태를 사람이 개입하지 않고도 분기 처리할 수 있는 상태 머신 설계다.

둘째, 분배 계산 엔진이다. SPV마다 투자원금, 수익금, 운영비용, LP 지분율이 다르다. 입력이 정해지면 LP별 분배금액을 결정론적으로 출력하는 파이프라인 — 우리가 정산 엔진에서 매일 돌리는 로직과 다르지 않다. 이 엔진에서 중요한 것은 계산 로직 자체보다, 입력값 변경 이력과 예외 케이스 처리 감사 로그를 남기는 구조다. 분쟁이 생겼을 때 'T 시점에 어떤 입력으로 이 금액이 나왔는가'를 즉시 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리포팅 자동화다. LP들은 분기마다 NAV(순자산가치)와 수익률을 원한다. 수동으로 만들면 즉시 병목이 된다. 우리 팀이 배운 교훈은 '보고서 형식을 코드에서 분리하라'는 것이다 — 형식이 바뀔 때마다 파이프라인 코드를 수정하는 구조는 결국 수동보다 느려진다.

바로 써먹을 시사점

① 내 프로세스의 중간 레이어를 지도로 그려라. 현재 워크플로에서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단계'와 '비용·지연만 추가하는 단계'를 구분해 화이트보드에 나열하라. 제거 가능한 레이어 하나를 이번 분기 목표로 정하면, 자동화의 방향이 생긴다. 추상적인 '효율화' 구호보다 구체적인 레이어 제거가 실질적인 변화를 만든다.

② AI 개발자 채용 JD를 지금 당장 다시 써라. 'AI 모델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AI API로 제품을 만드는 사람'을 명시하라. 평가 기준도 달라진다 — 수학·논문 이해력보다 API 설계 감각,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실용 능력, 외부 모델을 제품에 통합하는 속도가 핵심이다. AI 개발자 전망이 강세인 지금, 이 구분을 못 하면 시장가에서 멀어진 채용만 반복하게 된다.

③ 가장 반복적인 업무 하나를 이번 달 안에 완전 자동화하라. 월별 정산 리포트 생성이든, 특정 조건의 환불 처리든, 파트너사 대사 파일 작성이든 — 딱 하나를 골라 파이프라인으로 대체하라. 전체 시스템을 한 번에 바꾸려 하면 아무것도 안 된다. 작은 성공이 다음 레이어로 넘어갈 조직 내 근거를 만든다.

④ Carta, AngelList Venture를 직접 써봐라. SPV 캡테이블 관리와 LP 분배 자동화를 어떻게 UX로 추상화했는지 보는 것은 결제 정산 자동화 설계의 훌륭한 레퍼런스다. 같은 문제를 다른 도메인에서 이미 해결한 제품을 뜯어보는 것이 가장 빠른 설계 학습이다. Sabertooth가 $400M을 굴릴 수 있었던 것은 결국 이런 인프라가 외부에 존재했기 때문이고, 우리가 지금 만드는 자동화가 누군가에게는 그 인프라가 된다.


원문: AI News & Artificial Intelligence | TechCrun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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