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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린트라는 단어를 쓰지 않게 된 이유

2주 단위 스프린트 구조를 도입했다가 결국 포기하고 우리에게 맞는 리듬을 다시 찾은 과정을 기록했다.

한동안 우리 팀은 스프린트 방식으로 작업을 관리했다. 2주 단위로 계획을 세우고, 스프린트 시작과 끝에 리뷰 미팅을 했다. 교과서에 나오는 방법을 그대로 따랐다.

몇 달이 지나서 되돌아보니 이 방식이 우리에게 맞지 않는다는 것을 알게 됐다.

3명에게 스프린트가 어울리지 않는 이유

스프린트는 팀 간 의존성이 복잡하고 우선순위 충돌이 잦은 상황에서 유용한 구조다. 여러 사람의 작업이 동기화되어야 하고, 외부 이해관계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많을 때 효과를 발휘한다.

우리는 3명이다. 실시간으로 대화할 수 있고, 상황이 바뀌면 바로 조정할 수 있다. 2주 계획을 세우는 데 쓰는 시간이 그 2주 동안 일하는 것보다 버거워질 때가 있었다.

스프린트 구조가 나쁜 것이 아니라, 우리 팀 규모와 작업 방식에 맞지 않았다.

우리가 바꾼 것

지금은 주간 단위로 우선순위를 확인하는 짧은 동기화를 한다. 30분 이내로 끝낸다. “이번 주에 반드시 끝낼 것”과 “할 수 있으면 하는 것”을 나눈다. 이것으로 충분하다.

2주 스프린트에서 관성처럼 따라왔던 스프린트 리뷰, 회고, 플래닝 포커 같은 세리머니를 없앴다. 그 시간을 실제 작업에 썼다.

형식보다 리듬이다

스프린트를 없앤 것이 아니다. 우리에게 맞는 리듬을 찾은 것이다. 2주보다 짧은 단위로 우선순위를 보고, 변화에 빠르게 반응하고, 세리머니 없이 실질적인 진행 상태를 공유하는 구조다.

팀마다 다르다. 10명, 20명 팀에서 잘 작동하는 방식이 3명 팀에서 같은 효과를 낸다는 보장은 없다. 프레임워크를 그대로 따르기 전에 “이게 우리 상황에 맞는가”를 먼저 물어보는 것이 좋다.

단어가 가진 무게

스프린트라는 단어를 안 쓰게 된 것도 작은 변화지만 의미가 있다. 그 단어가 들어오면 그 단어에 딸려오는 기대와 구조가 함께 들어왔다. 단어를 바꾸는 것만으로 팀의 회의 방식과 기대치가 달라졌다.

어떤 방법론의 이름을 쓰는 것보다, 지금 우리가 어떻게 일하고 있는가를 먼저 설명할 수 있는 것이 더 중요하다.

— by sle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