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자동화 — 우리가 멈춘 지점
콘텐츠 생산 파이프라인을 자동화하면서 어디까지 기계에 맡길 수 있었고, 어디서 다시 사람의 판단이 필요했는지 솔직하게 돌아봤다.
콘텐츠 자동화를 처음 시도한 건 시간을 아끼고 싶어서였다. 반복적인 포맷팅, 발행 스케줄 관리, 초안 생성 같은 작업을 자동화하면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일부는 잘 됐다. 일정 관리와 발행 트리거, 기본적인 포맷 변환은 자동화 효과가 분명했다. 그런데 어느 지점에서 우리는 자동화를 일시 중단했다. 그 이유를 적어둔다.
잘 된 것들
발행 스케줄 자동화는 기대 이상으로 효과적이었다. 초안을 특정 폴더에 넣으면 정해진 시간에 자동으로 발행되는 구조를 만들었다. 수동으로 발행 버튼을 누르는 일이 없어졌고, 타이밍을 놓치는 경우도 줄었다.
포맷 변환도 유효했다. 마크다운으로 작성된 글을 여러 채널에 맞는 형식으로 변환하는 과정을 파이프라인으로 만들었다. 각 채널별로 직접 복사하고 붙여넣는 작업이 없어졌다.
멈춘 지점 1 — 문장 품질 판단
AI가 생성한 초안을 그대로 발행하는 것을 시도했다. 처음에는 생성된 문장이 그럴듯했다. 문법도 맞고, 논리도 있어 보였다.
문제는 읽는 사람이 달라진다는 점이었다. 우리 팀이 쓴 글과 자동 생성된 글 사이에는 미묘하지만 분명한 차이가 있었다. 독자 중 일부가 그 차이를 느꼈다. 특정 글에서 반응이 눈에 띄게 줄었고, 피드백을 살펴보니 “요즘 글 느낌이 달라졌다”는 반응이 있었다.
문장 품질과 톤은 자동화하기 어려운 영역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초안 생성 자동화는 멈추고, 편집과 톤 정리는 사람이 직접 담당하기로 했다.
멈춘 지점 2 — 사실 검증
자동 생성된 내용에 사실 오류가 섞이는 경우가 있었다. 기술 용어가 틀리거나, 수치가 부정확하거나, 맥락이 맞지 않는 설명이 포함됐다. 이것을 검토하지 않고 발행하면 신뢰 손상이 생긴다.
사실 검증은 자동화할 수 없다. 자동화된 파이프라인이 이 단계를 통과시키는 게 아니라, 이 단계를 우회하게 만든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 구조
현재 우리의 콘텐츠 파이프라인은 사람이 쓴다, 기계가 운반한다는 원칙 위에 있다. 글 자체는 사람이 직접 작성하고, 포맷 변환과 발행 스케줄, 배포는 자동화한다. 이 경계가 지금 우리에게 맞는 지점이다.
더 많은 것을 자동화하려는 시도는 계속할 것이다. 다만 멈춰야 할 지점을 미리 가정하지 않고, 실제 결과를 보면서 경계를 조정해나갈 것이다.
— by sle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