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이 아니라 약속이 우리를 묶는다
같은 기술 스택이 팀을 만드는 게 아니라, 서로에 대한 약속이 팀을 유지한다는 것을 5개월 운영하며 확인했다.
팀을 결성할 때 기술이 먼저였다
슬렉스, slecs, 나. 셋이 처음 함께 일하자고 할 때 기술적 배경이 비슷했다. 풀스택 경험, 클라우드 배포 경험, 서로의 코드를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는 수준. 그래서 팀이 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5개월 동안 돌아보면 기술이 아닌 것들이 팀을 유지시켰다.
실제로 팀을 유지한 것들
프로젝트가 힘들어졌을 때 버티게 만든 건 기술력이 아니었다. 내가 지금 얼마나 지쳐있는지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는 것, 다른 사람이 막혔을 때 먼저 물어봐주는 것, 결정을 번복해도 서로 탓하지 않는 것.
이런 것들은 기술 스택과 관계없다. 어떤 언어를 쓰고, 어떤 프레임워크를 선택하느냐와 무관하게 존재하거나 없거나 하는 것들이다.
우리가 암묵적으로 약속한 것들
명시적으로 계약서에 쓴 건 없다. 그냥 대화 중에, 작업 중에 형성된 것들이다.
한 명이 잘 모르는 영역에 끼어들 때 판단하지 않는다. 늦는다고 할 때 이유를 묻지 않는다. 코드 리뷰에서 날카롭게 지적하더라도 사람을 문제 삼지 않는다. 의견이 달라도 결론이 나면 그 방향으로 같이 간다.
지금 쓰면서 보니 평범한 팀 규칙처럼 보인다. 그런데 실제로 이게 지켜지는 팀이 드물다는 걸 이전 직장들에서 확인했다.
기술 결정에 대해
기술은 계속 바뀐다. 우리가 지금 쓰는 스택도 2년 뒤에는 다를 가능성이 높다. 그때 팀이 유지되려면 기술이 아닌 다른 것이 있어야 한다.
새 기술을 배울 때 같이 배우는 분위기, 한 명이 새로운 방향을 제안할 때 우선 들어보는 태도. 이게 기술 선택보다 중요하다.
5개월 후의 결론
팀을 만들고 싶다면 기술 조합보다 먼저 물어볼 게 있다. 이 사람과 잘못됐을 때도 같이 일할 수 있는가. 그 답이 예스라면 기술은 맞춰갈 수 있다. 반대는 성립하지 않는다.
— by m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