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글

다음 5개월 — 팀이 합의한 3가지

첫 5개월을 마친 HEDVION 세 명이 앞으로의 방향을 두고 합의한 세 가지 원칙을 기록한다. 원대한 비전보다 지킬 수 있는 약속에 가깝다.

합의가 필요했다

회고를 마친 다음 날, 우리 셋이 영상통화로 두 시간 정도 얘기했다. 별 안건 없이 시작한 대화였는데 나오다 보니 각자 생각이 달랐다. 다음 클라이언트를 어떻게 받을지, 기술을 어디까지 실험할지, 팀 블로그를 어떻게 운영할지. 작은 팀이라도 방향이 흐트러지면 에너지가 분산된다. 그래서 세 가지를 합의했다.

첫째 — 동시에 두 곳 이상의 클라이언트를 받지 않는다

돈이 되더라도. 세 명이서 두 곳을 동시에 진행하면 집중이 분산된다는 걸 직접 겪었다. 한 프로젝트의 마감이 가까울 때 다른 쪽에서 급한 변경이 들어오면 누구도 온전히 대응을 못 한다. 결과적으로 두 클라이언트 모두에게 좋지 않은 결과물이 나간다.

한 곳을 마무리하고 나서 다음을 시작하는 구조를 지킨다. 겹치는 기간은 인수인계 수준으로만 허용한다.

둘째 — 기술 실험은 내부 프로젝트로만 한다

클라이언트 코드에서 새 스택을 처음 써보는 짓은 이제 하지 않는다. 빠르게 배우고 싶은 마음은 이해하지만, 그 비용을 클라이언트가 치르는 건 옳지 않다. 내부 도구나 팀 블로그 같은 우리 자체 프로젝트에서 먼저 써보고, 충분히 검증된 뒤에 클라이언트 작업에 넣는다.

지금 운영 중인 서버와 블로그가 그 실험 무대다. 생각보다 괜찮은 환경이다.

셋째 — 결정 사항은 그날 텍스트로 남긴다

구두로 합의하고 일주일 뒤 기억이 달라지는 일이 너무 많았다. 구체적으로는 운영 문서 파일에 날짜와 함께 적는다. 길게 쓸 필요 없다. “2026-05-02: 클라이언트 동시 두 곳 이상 받지 않기로 합의” 한 줄이면 된다.

기억에 의존하지 않는다. 텍스트가 있으면 나중에 “그때 우리가 그렇게 했나?”라는 논쟁이 없어진다.

작은 합의가 팀을 지탱한다

세 가지 다 거창하지 않다. 어떻게 보면 당연한 말들이다. 그런데 당연한 말을 명시적으로 합의했느냐 아니냐에는 차이가 있다. 말하지 않으면 각자 알아서 해석한다. 합의는 우리가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확인이다.

다음 5개월이 끝날 때 이 세 가지를 얼마나 지켰는지 돌아볼 것이다.

— by m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