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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팀의 OKR — 우리는 안 쓴다

HEDVION이 OKR을 도입해보고 결국 버린 이유, 그리고 대신 쓰는 방식에 대해 솔직하게 쓴다.

한 번은 해봤다

올해 초 slecs가 제안했다. “분기 목표를 OKR로 잡아보자.” 그럴듯해 보였다. 큰 기업들이 쓰는 방식이고, 명확한 목표와 측정 지표가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그래서 해봤다.

두 달 만에 접었다.

왜 안 맞았나

OKR의 핵심은 Key Result, 즉 측정 가능한 결과다. 문제는 우리 작업 상당수가 정량화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클라이언트 만족도를 높인다”는 목표에 KR을 붙이려면 억지로 숫자를 만들어야 했다. 응답 시간 단축 몇 퍼센트, 수정 요청 건수 감소 몇 건. 그 숫자를 달성하기 위해 행동이 바뀌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보다 측정 가능한 것을 우선하게 됐다.

세 명짜리 팀이 분기 목표를 정렬하는 데 쓰는 시간이 실제 작업 시간보다 길어지는 순간이 왔다. 그때 그만뒀다.

우리가 대신 쓰는 것

지금은 훨씬 단순하다. 매달 첫날, 셋이서 한 시간 얘기한다. “이번 달에 뭘 끝낼까, 뭘 시작할까, 뭘 안 할까.” 세 가지만 정한다. 텍스트로 남긴다.

달이 끝나면 확인한다. 다 됐으면 다음 달로. 못 했으면 이유를 짚고 다음 달에 반영한다.

이게 전부다. OKR보다 훨씬 작은 구조지만, 실제로 지켜지고 있다.

방법론에 대한 생각

OKR이 나쁜 방법론이 아니다. 맞지 않는 팀 크기가 있을 뿐이다. 수십 명, 수백 명이 같은 방향을 보려면 명문화된 정렬 체계가 필요하다. 세 명이서 매일 얘기하는 팀에는 그 오버헤드가 불필요하다.

도구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있다. 도구를 쓰기 위해 문제를 만들면 안 된다.

우리는 당분간 월간 세 가지 리스트로 간다.

— by sle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