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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 사이트와 블로그 — 두 톤의 분리

회사 공식 사이트와 팀 블로그는 왜 다른 톤으로 써야 하는지, 그 경계를 어떻게 설정했는지 정리했습니다.

같은 팀, 다른 목소리

우리는 회사 사이트와 이 블로그를 같은 도메인 아래 운영하지만, 쓰는 방식은 의도적으로 다르게 가져간다. 회사 사이트(www.hedvion.com)는 우리가 무엇을 하는 팀인지 짧고 명확하게 전달하는 공간이다. 반면 이 블로그는 우리가 어떻게 생각하는 팀인지를 드러내는 공간이다.

처음에는 두 공간을 비슷한 톤으로 맞추려 했다. 서비스 소개 페이지처럼 정돈된 문체로 기술 글을 쓰면 일관성이 생긴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실제로 몇 편을 써보니 글이 죽어 있었다. 읽는 사람이 “이 팀이 어떤 고민을 하는지”를 느끼지 못하는 글이 됐다.

경계를 어디에 그었나

우리가 내린 결론은 간단하다. 회사 사이트는 동사 없이 명사만 쓰는 곳, 블로그는 우리가 왜 그 선택을 했는지 말하는 곳이다.

회사 사이트에서 “풀스택 개발”이라고 쓴다면, 블로그에서는 “풀스택으로만 가면 생기는 병목을 어떻게 해결했나”를 쓴다. 회사 사이트에서 “운영 자동화”라고 쓴다면, 블로그에서는 “자동화가 오히려 불안정을 만들었던 경험”을 쓴다.

이 분리가 생긴 이유는 독자층이 다르기 때문이기도 하다. 회사 사이트의 독자는 우리와 협업을 검토하는 사람이고, 블로그의 독자는 비슷한 고민을 하는 개발자다. 같은 팀이 쓰지만 설득 대상이 다르면 목소리도 달라야 한다.

관리 비용 이야기

두 톤을 나누면 관리가 배로 늘어날 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았다. 오히려 쓸 때 “이 글이 어디에 들어가야 하는가”를 고민하지 않아도 되니 더 빨리 쓰게 됐다. 회사 사이트 카피는 분기에 한 번 정도 검토하고, 블로그는 팀원이 쓰고 싶을 때 쓴다.

기술적으로는 둘 다 같은 리포지터리에 있고, 블로그는 Astro로 빌드해서 별도 서브도메인에 배포한다. 소스를 한 곳에 두면서 결과물은 분리하는 방식이다. 이 구조 덕분에 회사 사이트를 수정해도 블로그 빌드에 영향이 없고, 반대도 마찬가지다.

앞으로의 방향

블로그 글이 쌓이면 자연스럽게 팀의 색깔이 드러난다. 우리가 어떤 문제를 중요하게 여기는지, 어떤 기술 선택을 반복하는지가 글 목록에 나타난다. 그게 회사 소개 페이지 어떤 문장보다도 팀을 잘 설명한다고 생각한다.

두 공간의 톤을 나눈 건 미적인 선택이 아니라 실용적인 선택이었다.

— by ming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