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모든 글

일하는 시간을 절반으로 줄여본 한 달

팀 전체가 한 달 동안 실제 작업 시간을 기록하고 불필요한 시간을 제거한 실험과 그 결과를 솔직하게 공유한다.

실험의 시작

2월 말, 팀 내에서 “우리가 실제로 생산적인 시간이 얼마나 될까”라는 질문이 나왔다. 코드를 짜거나 설계를 하는 시간 대비, 회의하거나 상태 공유하거나 컨텍스트를 복원하는 데 쓰는 시간이 어느 정도인지 측정해보기로 했다.

한 달 동안 각자 작업 시간을 네 가지로 기록했다: 집중 작업, 커뮤니케이션, 대기(다른 사람 응답을 기다리는 시간), 기타. 도구는 간단한 스프레드시트로 충분했다.

결과: 예상보다 충격적이었다

한 달 후 숫자를 모아봤을 때 집중 작업의 비율이 생각보다 낮았다. 세 명 평균으로 하루 실제 작업 가능 시간의 40% 정도만이 집중 작업이었다. 나머지는 대부분 커뮤니케이션과 대기였다.

특히 대기 시간이 문제였다. PR 리뷰를 기다리거나, 배포 파이프라인이 돌기를 기다리거나, 막힌 질문에 답을 기다리는 시간이 생각보다 많이 쌓여 있었다.

줄이기 위해 바꾼 것들

PR 리뷰 약속: PR이 올라오면 2시간 이내에 1차 피드백을 주기로 팀 내에서 약속했다. 기다리는 시간이 줄자 컨텍스트 전환 비용도 줄었다.

비동기 우선 커뮤니케이션: 즉각적인 답이 필요하지 않은 질문은 음성이 아닌 텍스트로 남기고 자신의 속도로 처리하게 했다. 슬랙에서 즉각 응답을 기대하는 암묵적인 문화를 의식적으로 바꿨다.

배포 자동화 구간 늘리기: 수동으로 클릭해야 하는 배포 단계를 스크립트로 묶었다. 사람이 기다리는 구간이 줄었다.

컨텍스트 문서 남기기: 복잡한 결정이나 구조를 그때그때 짧게 문서화했다. 나중에 “이게 왜 이렇게 됐지”를 묻고 기다리는 시간이 줄었다.

한 달 후 다시 측정했을 때

집중 작업 비율이 40%에서 약 62%로 올랐다. 일하는 총 시간은 오히려 줄었는데 산출량은 비슷하거나 약간 늘었다.

“더 많이 일한다”가 아니라 “불필요한 대기를 제거한다”가 생산성 향상의 더 큰 레버였다.

주의할 점

이 실험을 모든 팀에 권하는 것은 아니다. 팀 규모, 업무 성격, 커뮤니케이션 스타일에 따라 결과는 다를 수 있다. 우리에게 효과 있었던 것이 다른 구조에서는 오히려 고립이나 정보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

다만 한 번쯤 “내 시간이 어디에 쓰이는가”를 기록해보는 것은 규모에 관계없이 의미 있다고 생각한다.

— by slec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