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의 없는 화요일을 1년 운영해봤다
세 명짜리 팀이 화요일 회의를 전부 없앤 뒤 1년이 지났다. 달라진 것과 달라지지 않은 것을 솔직하게 기록한다.
작은 팀은 회의 비용을 과소평가하기 쉽다. 세 명이 한 시간 모이면 그냥 세 시간이 날아간다고 생각하지만, 실제로는 집중 흐름이 끊기는 전후 시간까지 포함하면 인당 두 시간 가까이 사라진다. 그래서 우리는 작년 초부터 화요일을 완전한 회의 없는 날로 정하고 운영해왔다.
규칙은 단순하게
화요일에는 어떤 형태의 동기 커뮤니케이션도 없다. 슬랙 메시지를 보낼 수 있지만 즉각 응답을 기대하지 않는다. 긴급한 운영 이슈는 예외지만, ‘긴급’의 정의를 엄격하게 적용하기로 합의했다. 서비스 다운이나 데이터 손실 위험 수준이 아니면 수요일까지 기다린다.
1년이 지나고 달라진 것
코드 집중 시간이 늘었다. 화요일 오전에 복잡한 작업을 의도적으로 배치하는 습관이 생겼다. 방해받지 않을 것을 알기 때문에 더 어려운 문제를 가져다 놓게 된다. 팀원 셋 다 비슷하게 화요일을 “가장 생산적인 날”로 꼽는다.
의사결정 품질이 올라갔다. 월요일과 목요일 회의에서 나누는 논의가 더 준비된 상태로 진행된다. 화요일에 각자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생겼기 때문이다. 즉흥적으로 결정하고 나중에 되돌리는 일이 줄었다.
비동기 문서화가 자연스러워졌다. 화요일에 답을 기다릴 수 없으므로 질문을 문서로 남기는 것이 기본이 됐다. 처음엔 귀찮았지만 지금은 그 기록이 나중에 도움이 되는 경우가 많다.
달라지지 않은 것
솔직히 말하면 화요일 제약이 완벽하게 지켜지지는 않는다. 서버 이슈가 발생했을 때 슬랙에서 짧게 논의가 이어진 적이 몇 번 있었고, 외부 미팅 일정이 겹쳐서 화요일에 클라이언트 콜이 잡힌 경우도 있었다.
또 팀이 세 명이라 한 명이 막히면 바로 물어보고 싶은 충동이 있다. 그 충동을 참고 화요일을 넘기면 실제로 다음날 스스로 해결한 경우가 많았는데, 그게 좋은 건지 나쁜 건지는 아직도 판단이 어렵다.
세 명 팀에 이 규칙이 맞는 이유
규모가 작을수록 회의 없는 날을 지키기가 더 쉽다. 팀이 클수록 “한 명이 빠지면 진행이 안 된다”는 이유로 예외가 늘어난다. 우리는 셋이라 서로 합의만 되면 제도를 바꾸는 데 긴 프로세스가 필요 없었다.
내년에는 금요일 오후도 같은 방식으로 보호해볼 생각이다. 주간 정리와 다음 주 준비를 방해받지 않고 할 수 있는 시간을 구조적으로 확보하는 것이 목표다.
— by slecs